[멕시코=심영재 특파원] 28일(현지시각) 뉴욕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제한적인 반등 흐름을 보이며 방향성 탐색 국면을 이어갔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 약화가 시장 전반의 리스크 선호를 제약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상대적 견조함이 확인되는 모습이다.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약 2조3100억달러로 전일 대비 1%대 상승했고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약 57.9% 수준으로 유지되며 자금이 주요 자산에 집중되는 흐름이 이어졌다.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 지수는 25를 기록하며 ‘공포’ 구간에 머물렀다.
비트코인 중심의 제한적 반등…알트코인 선별적 흐름
비트코인(BTC)은 전일 대비 1.3% 상승한 6만6800달러선에서 거래되며 7만달러 회복 시도 이전의 박스권 흐름을 이어갔다. 비트코인은 연초 대비 여전히 큰 폭의 조정을 겪은 상태로 시장 내 선행 조정이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전통 자산 대비 상대적인 방어력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알트코인 시장은 전반적으로 비트코인 대비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이더리움(ETH)은 1.4% 오른 2000달러 초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심리적 지지선 부근에서 버티는 모습이다. 엑스알피(XRP)는 1.4% 상승한 1.34달러를 기록했고 솔라나(SOL)는 0.5% 상승한 83달러 수준에서 상대적으로 제한된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주요 코인들은 단기 반등을 시도했지만 상승 탄력은 크지 않은 상태다.
바이낸스코인(BNB)은 1% 내외 상승에 그쳤고 도지코인(DOGE)은 2%대 상승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반면 트론(TRX)은 2% 이상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고 비트코인캐시(BCH) 역시 3%대 상승으로 일부 자금이 특정 종목으로 쏠리는 모습이 관찰됐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도미넌스 상승과 함께 알트코인 간 상관관계가 높아지는 ‘단일 팩터 장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개별 프로젝트보다는 거시 변수와 비트코인 가격에 시장이 좌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가 상승·금리 불확실성이 시장 압박
최근 시장 흐름의 핵심 배경으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지목된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되면서 유가가 상승했고 이는 곧바로 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를 흔들었다.
예측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으며 금리 동결 가능성이 약 40%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동성 민감 자산인 디지털자산 시장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이 최근 들어 본격적인 조정을 시작한 반면 디지털자산은 이미 선행적으로 가격 조정을 겪었다는 점에서 상대적 위치가 달라졌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비트코인, 이미 긴축 반영…하방 민감도 낮아”
루크 딘스 비트와이즈 리서치 어소시에이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면서 통화정책 기대가 긴축 쪽으로 이동했다”며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은 다른 자산보다 먼저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은 유동성과 위험 선호에 민감한 자산으로 통상 시장 변화에 선행적으로 움직인다”며 “이미 상당한 밸류에이션 압축을 겪은 만큼 추가 하락 민감도는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밸류에이션 지표인 메이어 멀티플은 역사적 범위 하단에 머물러 있어 기대치 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로 평가된다.
청산 대기 구간 형성…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
단기적으로는 파생시장에서도 방향성 모색 구간이 이어지고 있다. SNS에서 활동하는 트레이더 Merlijn The Trader는 이날 X(옛 트위터)에 “비트코인 가격이 6만7000달러 부근에서 상하단 청산 클러스터 사이에 위치해 있다”며 “6만7000달러 위에는 롱 청산, 6만5500달러 아래에는 숏 청산이 대기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가격이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연쇄 청산이 발생하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이 한쪽 유동성을 먼저 흡수한 뒤 반대 방향까지 움직이는 전형적인 ‘양방향 청산’ 시나리오 가능성도 제기된다.
향후 전략 “방어적 접근과 유동성 확인 필요”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거시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구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금리 경로와 에너지 가격 흐름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딘스 어소시에이트는 “이미 조정을 거친 자산은 추가 충격에 대한 내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현재 구간에서는 레버리지 축소와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방어적 포지셔닝과 함께 유동성 회복 신호가 확인될 때까지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단기적으로는 박스권 내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