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급락 당시, ETF 0.2%만 환매
'페이퍼 BTC' ETF 책임론 정면 반박
무기한 선물, BTC를 레버리지 나스닥처럼 만들어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비트코인 변동성을 둘러싼 현물 ETF 책임론에 대해 블랙록이 정면 반박에 나섰다. ETF는 구조적으로 변동성 확대의 진원지가 될 수 없다는 것.
시장 급변기에도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유의미한 자금 이탈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트코인 변동성의 원인은 현물 ETF가 아니라 무기한 선물과 같은 과도한 레버리지 상품이라고 주장했다.
15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는 블랙록의 디지털자산 책임자인 로버트 미치닉(Robert Mitchnick)의 발언을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했다. 미치닉은 지난주 뉴욕에서 열린 ‘비트코인 투자자 주간 컨퍼런스’에 참석, 지난해 10월 발생한 비트코인 급락 사태에서 현물 ETF는 유의미한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블랙록 “ETF 아닌 파생 레버리지가 변동성 원인”
미치닉은 “시장이 극심한 변동을 겪었던 시기에도 블랙록의 현물 ETF(IBIT)에서 상환된 물량은 전체의 0.2% 수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헤지펀드가 ETF를 대거 매도하며 가격 급락을 유발했다는 이른바 ‘투매설’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만약 기관 투자자들이 대규모 포지션을 정리했다면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금 유출이 확인됐어야 하지만, 실제 데이터에서는 그러한 흐름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매수하고, ETF 옵션으로 매도 포지션을 만드는 헤지펀드의 차익거래를 폭락장의 트리거로 의심해왔다. ETF 등 이른바 페이퍼 비트코인이 희소성을 약화시켰다는 비난이다.
블랙록이 이같은 비난을 의식해 ETF는 폭락장의 주범이 아니라는 반론을 제기한 것이다.
무기한 선물서 수십억달러 강제 청산
미치닉은 변동성의 실질적 원인으로 무기한 선물 등 파생상품 플랫폼에서의 과도한 레버리지 거래를 지목했다. 시장 급변기 당시 수십억달러 규모의 강제 청산이 발생한 곳은 ETF 시장이 아니라 레버리지 기반 파생상품 거래소였다는 것이다.
그는 파생상품 시장의 공격적 투기가 비트코인을 ‘레버리지를 일으킨 나스닥’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왜곡된 거래 구조가 보수적 기관 투자자의 진입을 지연시키고, 비트코인이 포트폴리오 헤지 수단으로 자리 잡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것이 미치닉의 주장이다.
블랙록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페이퍼 비트코인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2004년 금이 ETF 상품으로 월가에 등장했을 때에도 유사한 문제가 제기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헤지펀드들이 ETF를 이용한 차익거래를 하면서 금 현물 가격의 변동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것. 똑같은 문제가 비트코인에도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는 오는 17일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포지션 변동 보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하면 지난해 10월 대폭락 사태의 진짜 주범이 누구인지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