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30일(현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중동 전쟁이 5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인플레이션 부담을 상쇄하며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이날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080%포인트 하락한 4.348%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4.34% 초반까지 내려가며 최근 상승 흐름에서 반락했다.
10년물 금리는 최근 3거래일 상승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됐다. 일간 기준으로는 약 9bp 하락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낙폭 수준을 기록했다.
단기물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2년물 금리는 약 8.8bp 하락한 3.828%를 기록하며 금리 기대 반영 구간에서도 완화 흐름이 나타났다.
다만 월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10년물 금리는 3월 들어 약 38bp 상승하며 2024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금리하락의 핵심 배경은 성장 둔화 우려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50% 이상 급등하며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단기 이벤트가 아닌 장기 경제 영향까지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급 충격 성격의 유가 상승에 대해 중앙은행이 통상적으로 이를 관망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금리 급등 압력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 영향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일부 반영됐으나 이날 발언 이후 금리 상승 기대는 다소 후퇴했다.
스탠 십리 에버코어ISI 채권 전략가는 “지난 몇 달간 시장은 인플레이션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유가 상승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며 이는 채권에는 긍정적인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채권시장은 유가 흐름과 전쟁 전개 상황, 그리고 금리 기대 변화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며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전쟁 완화 시 금리 상승 압력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장기 금리가 4.3~4.4% 구간에서 등락하며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